당신이 계속 중위 연령이었던 이유
기업의 나이는 인구 현상이 아니라 자본배분의 흔적이다 — 노동경제학 × 인구통계학 × 자본이론 × 관성계의 물리
한 사람이 조직의 중위 연령에 오래 머물렀다면, 그는 자신이 전형적인 직원이라고 느낀다. 그러나 통계는 다른 것을 말한다. 중위가 그를 따라 올라온 것이다. 산업의 중위 연령은 연 0.36세씩 오르는데 사람은 연 1.00세씩 늙는다. 두 속도가 가까울수록 교차는 길어지고, 긴 교차는 정지로 체감된다. 그래서 “나는 계속 중간이었다”는 감각은 전형성의 증거가 아니라 그 아래로 자본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신호다. 기업의 나이는 인구 현상이 아니라 자본배분의 흔적이다.
1 같은 사실에서 정반대의 두 진리
한국 기업이 늙는다는 사실에는 서로 반대되면서 둘 다 그럴듯한 설명이 있다.
설명 A — 사람이 오래 남아서 늙는다. 정년이 60세로 늘었고, 연공 임금 때문에 고참이 버틴다. 그러니 평균 연령이 올라간다.
설명 B — 사람이 들어오지 않아서 늙는다. 출생아가 줄었고 기업은 신입 대신 경력을 산다. 그러니 평균 연령이 올라간다.
두 설명은 정책 처방이 정반대다. A가 맞으면 출구를 열어야 하고(임금피크·명예퇴직·정년 유연화), B가 맞으면 입구를 열어야 한다(신규 채용·투자 유인). 둘을 가르는 것은 의견이 아니라 하나의 숫자다. 평균 근속연수.
평균 연령은 1993년 34.3세에서 2025년 44.6세로 10.3세 올랐다. 같은 기간 평균 근속은 2009년 6.2년에서 2025년 7.1년으로 0.9년 늘었을 뿐이다.
사람이 오래 남아서 늙었다면 근속이 연령과 같이 올라가야 한다. 그렇지 않았다. 설명 A는 기각된다. 조직은 머무름이 아니라 비어 있음으로 늙었다.
노동경제학은 “연공 임금이 고참을 비싸게 만든다”고 말하고, 인구통계학은 “출생 코호트가 줄었다”고 말한다. 두 분야 모두 평균 연령만 본다. 그러나 평균 연령과 평균 근속을 같은 축에 올려놓는 순간 두 설명이 갈라진다. 근속이 따라 오르지 않는 고령화는 체류가 아니라 결손이다.
2 33년에 단 한 번, 조직이 젊어진 해
이 한 칸이 1998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준다. 채용을 멈추면 평균 연령은 반드시 오른다. 그런데 1999년에는 내려갔다. 신규 유입 중단보다 고연령 이탈이 더 컸다는 뜻이다.
당시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서 기업들이 가장 먼저 줄여야 할 직급으로 꼽은 것은 부장·차장급이었다. 그 설문 결과가 거시 통계에 흔적으로 남아 있다. 1998년의 한국 기업은 비싼 사람부터 덜어냈다.
3 2016년, 법은 정년을 올렸고 현실은 움직이지 않았다
2013년 49.4세, 2024년 49.4세. 12년 동안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같다. 그 사이 법정 정년은 55세 안팎 관행에서 60세로 올랐다.
법과 현실 사이에 10.6년의 빈 구간이 있다. 정년 연장이 만든 것은 “모두가 60세까지 다니는 사회”가 아니라 60세까지 다닐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격차였다.
법학은 정년을 권리로 보고, 노동경제학은 비용으로 본다. 두 관점 모두 정년이 올라가면 무언가 달라진다고 가정한다. 그런데 인구통계가 측정한 실제 퇴직 연령은 한 해도 움직이지 않았다. 정년은 상한선이지 기대값이 아니다. 법이 정한 것은 퇴직 시점이 아니라, 그 시점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람의 자격 조건이었다.
4 1976년생 코호트: 중위에 머문다는 착각
이제 한 코호트를 따라가 보자. 1976년생, 2001년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입사. 이 코호트는 “시간이 지나도 계속 중위 연령이었다”고 체감한다. 검증 가능한 주장이다.
2009~2025년 17년간 이 코호트와 제조업 중위 연령의 격차 평균은 정확히 0.0세다. 체감은 통계적으로 정확하다.
그러나 그것은 머무름이 아니라 통과였다. 2001년 입사 때 11.2년 어렸고, 2017년에 교차했고, 2025년에 5.5년 많다. 24년에 걸쳐 격차가 16.7년 움직였다.
왜 정지처럼 느껴졌나. 중위는 연 0.36세, 사람은 연 1.00세로 늙는다. 차이가 0.64세/년뿐이라 ±2.5세 구간을 벗어나는 데 9년이 걸렸다. 인생의 9년은 길다. 길어서 정지로 오인된다.
중위 연령에 오래 머물렀다는 체감은 자신이 전형적이라는 증거가 아니다. 그것은 조직의 중위가 자기 속도의 3분의 1로만 따라오고 있다는 뜻이다. 사람이 중위를 향해 간 것이 아니라, 중위가 사람을 향해 끌려온 것이다. 끌려온 이유는 하나다 — 아래가 채워지지 않았다.
5 중위가 끌려온 이유
30세 미만 비중은 23.5% → 13.9%로 반토막 났고, 50세 이상은 13.6% → 33.2%로 2.4배가 됐다. 둘이 뒤집힌 해는 2012년이다.
여기에 세 번째 선이 있다. 1976년생이 속한 5세 구간의 비중도 17.9% → 12.2%로 떨어졌다. 같이 들어온 사람들이 나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우리 세대가 계속 중심이었다”는 감각에는 생존자 편향이 섞여 있다. 나간 동기는 분포에서 사라지므로 체감에 잡히지 않는다. 남은 사람에게는 자기 또래가 여전히 두텁게 보인다.
6 업종 이름은 나이를 가르지 못한다
그런데 업종 이름으로 나이를 가르면 틀린다. 대분류에서 정보통신업은 39.0세로 전 업종 중 가장 젊다. 그러나 그 안을 열면:
우편·통신업 46.2세, 정보서비스업 37.4세. 같은 대분류 안에서 8.8세가 벌어진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부품 제조업은 39.0세로 제조업 전체(43.5세)보다 4.5세 젊다.
나이를 가르는 것은 업종 이름이 아니다. 그 안에 자본이 지금 들어가고 있는가다.
7 주가는 올랐는데 채용은 반토막났다
여기가 이 분석에서 가장 반직관적인 지점이다.
| 산업 | 대표종목 주가 | 대기업 채용 |
|---|---|---|
| 반도체·전자부품 | +227% | −44% |
| 조선·방산 | +441% | +344% |
| 의약품 | +14% | +91% |
| 통신 | −6% | +88% |
반도체는 주가가 3배 넘게 뛰는 동안 300인 이상 사업체 연간 채용이 12,900명 → 7,200명으로 줄었다. 조선·방산은 주가와 채용이 같이 올랐다.
차이는 산업의 자본집약도다. 반도체 호황은 설비로 간다. 조선 호황은 사람으로 간다. 수주 한 건에 용접공이 필요한 산업과, 투자 한 건에 노광장비가 필요한 산업은 같은 “호황”이라는 단어를 공유하지만 고용에 대한 함의가 반대다.
금융은 주가를 미래 현금흐름의 할인으로 읽고, 노동경제학은 채용을 생산함수의 노동 투입으로 읽는다. 두 분야를 따로 두면 “좋은 산업에 가라”는 조언이 나온다. 겹쳐 놓으면 다른 명제가 나온다 — 주가가 오르는 산업에 가라는 조언은 자본집약도를 모르면 반쪽이다. 공장을 짓는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공장이 사람을 많이 쓰는 종류여야 한다.
8 청년 일자리는 어디로 갔는가
6년간 임금근로 일자리는 240.8만 개 늘었다. 그런데 20대 이하만 −22.5만 개다. 50대는 +83.8만, 60대 이상은 +168.2만이다.
2022→2024로 좁히면 20대 −24.5만, 50대 +18.3만으로 거의 일대일 교환이다. 이 크기는 독립 출처(한국은행 추정 약 21만)와도 일치한다.
9 보이지 않는 해고: 1998년은 출구를, 2020년대는 입구를 닫았다
2026년 10월, 한 경제 방송에서 박정호 명지대 교수가 현장을 이렇게 요약했다. “AI가 들어와도 대량 해고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대신 신규 채용을 멈추고, 누가 은퇴해도 바로 충원하지 않는다.” 그는 이것을 보이지 않는 해고라고 불렀다.
이 글의 데이터는 그 서술과 정확히 맞는다. 6년간 임금근로 일자리 총량은 240.8만 개 늘었다. 해고가 쏟아졌다면 총량이 줄어야 한다. 줄지 않았다. 대신 20대 이하만 22.5만 개 사라졌다.
그리고 §2의 1999년 그래프가 여기서 의미를 얻는다. 같은 불황 대응인데 방향이 반대다.
- 1998년: 평균연령이 33년 중 유일하게 내려갔다. 비싼 고참을 덜어냈다. 출구를 열었다.
- 2020년대: 평균연령이 계속 오른다. 입구를 닫았다.
1998년의 조정은 재무제표에 퇴직급여로 찍혔고 신문 1면에 났다. 2020년대의 조정은 채용 공고가 올라오지 않는 방식으로 일어나므로 어느 장부에도 찍히지 않는다. 비용을 치르는 사람이 아직 그 회사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정의 비용을 내부자가 치르면 통계에 남고, 외부자가 치르면 통계에 남지 않는다.
1998년의 감원은 측정되었기 때문에 사회적 논쟁과 정책의 대상이 되었다. 2020년대의 채용 축소는 같은 크기의 조정이면서도 측정되지 않아 논쟁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고령화 통계가 보여주는 것은 노동력의 생물학적 나이가 아니라 조정 비용이 어느 쪽으로 전가되었는지의 누적 기록이다.
9.1 “대기업이 더 위험하다”는 절반만 맞다
같은 방송에서 나온 또 하나의 주장은 검증 가능하다. “AI 도입은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빠르므로, 대기업 재직자가 더 빨리 이동을 고민해야 한다.”
| 업종 | 전규모 | 300인 이상 | 격차 |
|---|---|---|---|
| 반도체·전자부품 | −21.7% | −44.1% | −22.4%p |
| 건설 | +19.4% | −4.6% | −24.0%p |
| 도매·소매 | +34.6% | +10.4% | −24.2%p |
| 전산업 | +26.2% | +19.4% | −6.7%p |
| 금융·보험 | +12.6% | +28.7% | +16.1%p |
| 의약품 | +42.2% | +90.8% | +48.6%p |
| 조선·방산 | +57.9% | +344.4% | +286.5%p |
방향은 맞지만 약하다. 그리고 갈라지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금융·의약품·조선방산에서는 대기업이 오히려 훨씬 많이 뽑았다.
따라서 위험한 것은 “대기업이라서”가 아니라 자동화 가능한 직무의 비중이 높은 조직이다. 반도체 대기업의 −44.1%는 이 글의 §7에서 본 것처럼 AI 때문만이 아니라 2023년 메모리 불황의 지연 반영이기도 하다. 하나의 서사로 전부 설명하면 틀린다.
9.2 이 글이 멈춘 자리 — 측정되지 않는 것은 관리되지 않는다
같은 방송의 마지막 제언은 숫자가 아니라 통계 인프라에 관한 것이었다. “고용 통계를 직업에서 직무, 과업, 필요 역량까지 쪼개고 연단위를 월단위로 바꿔야 한다. 측정하지 못하면 관리할 수 없고 예산도 배분할 수 없다.”
이 글을 쓰면서 막힌 지점이 정확히 그 목록이었다.
- 기업별 평균연령: 공시 항목에 없다. DART 정기공시 직원 현황은 직원수·평균근속연수·1인평균급여까지다.
- 반도체 중분류 연령 분포: 미공표. §4의 코호트 분석을 제조업 전체로 대리할 수밖에 없었다.
- 신입 채용: 경력직과 분리된 공식 통계가 없다. §7의 −44%는 “신입이 반토막”이 아니라 “채용 전체가 반토막”이다.
- 채용 자료 주기: 반년 단위이고 2023년은 한쪽 반기가 결측이다. AI 전환 속도에 비해 해상도가 낮다.
- 이직 사유: 조사 항목에 ’AI’가 없다. 누가 왜 나갔는지 집계되지 않는다.
이 다섯 가지는 이 보고서의 한계이면서 동시에 1차 자료다. 공개 통계만으로 “AI가 어느 직무를 대체했는가”를 재현하려 한 시도가 어디서 멈추는지를 기록한 값이기 때문이다. §10의 명제를 검증하려면 — 30세 미만 비중이 2~3년 전 설비투자를 따라가는지 — 기업 단위 연령 분포와 투자 자료를 결합해야 하는데, 전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10 관성계: 착시가 얼마나 오래 가는지는 계산된다
앞 절의 “정지로 체감된다”는 서술은 물리학이 이미 정밀하게 다룬 문제다. 등속으로 움직이는 계 안에서는 자신의 운동을 감지할 수 없다. 갈릴레오가 1632년 배의 선실로 설명했고, 관측 가능한 것은 절대속도가 아니라 상대속도뿐이라는 원리다.
이 원리를 그대로 옮기면 측정 가능한 양이 나온다.
\[v_{\text{상대}} = 1.00 - \frac{d(\text{중위연령})}{dt} \qquad T_{\text{체감정지}} = \frac{5\ \text{세}}{v_{\text{상대}}}\]
사람은 누구나 연 1.00세로 늙는다. 업종 중위는 연 \(v\)세로 오른다. 관측자에게 남는 것은 그 차이뿐이고, ±2.5세(=“내가 딱 중간” 구간)를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착시의 수명이다.
| 업종 | 업종 노화 | 상대속도 | 체감 정지 | 현재 |
|---|---|---|---|---|
| 보건·복지 | 0.72/년 | 0.28/년 | 17.8년 | 47.2세 |
| 건설업 | 0.49 | 0.51 | 9.8년 | 48.1세 |
| 제조업 | 0.34 | 0.66 | 7.6년 | 43.5세 |
| 금융·보험 | 0.29 | 0.71 | 7.0년 | 41.3세 |
| 정보통신 | 0.16 | 0.84 | 6.0년 | 39.0세 |
제조업의 7.6년은 1976년생 코호트가 실제로 ±2.5세 안에 머문 기간(2014~2022년, 9년)과 맞는다. 같은 사람이 보건·복지에 있었다면 그 감각이 17.8년 갔을 것이다.
“나는 늘 중간이었다”는 감각의 지속 시간은 그 산업이 젊은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속도에 정확히 반비례한다.
따라서 이 착시는 개인의 성향이 아니라 업종의 물성이다. 그리고 착시가 길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 아니다. 보건·복지에서 17.8년이 나오는 이유는 그 업종의 아래가 가장 빠르게 비었기 때문이다. 가장 오래 안정감을 주는 관성계가 가장 빠르게 늙는 관성계다.
10.1 비유가 깨지는 지점 — 이것도 결과다
물리를 빌려 쓸 때는 어디까지 옮겨지는지를 같이 적어야 한다. 세 가지를 시도했고 하나만 살았다.
① 상대속도 — 성립한다. 단 갈릴레이지 아인슈타인이 아니다. 위 계산에 광속도, 로런츠 인자도 등장하지 않는다. 쓰인 것은 “관측량은 차이뿐”이라는 갈릴레이 상대성이며 특수상대성 이전의 개념이다. 더 중요한 균열이 있다. 상대성에서 등속 운동은 원리적으로 검출 불가능하지만, 나이는 거울과 생일로 검출된다. 프레임에 상대적인 것은 노화가 아니라 사회적 비교뿐이다. 물리 비유가 아니라 지각 비유다.
② 시간 지연 — 성립하지 않는다. 특수상대성의 시간 지연은 상호적이다. 두 관측자가 서로의 시계가 느리다고 본다. “계 내부만 느리게 흐른다”는 일방향 진술은 가속·비대칭(쌍둥이 역설)이나 중력장에서만 성립한다. 게다가 \(\gamma\)는 \(v^2/c^2\)에 걸려 있어 저속에서 사실상 1이다. 대응하는 양이 없다.
다만 고유시간(proper time) 개념은 살릴 수 있다. 주관적 시간은 시계가 아니라 사건 밀도로 흐른다. 후배가 들어오고, 기수가 쌓이고, 승진이 생기는 사건들이다. 그 사건율이 측정 가능하다 — 제조업 30세 미만 비중이 23.5%에서 13.9%로 반토막 났으므로 아래에서 올라오는 사건도 그만큼 줄었다. 비유를 가설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 이 글은 그 가설을 제기만 하고 검증하지 않았다.
③ 중력장 — 기각한다. 순환이기 때문이다. “고령화라는 중력이 좌표계를 휜다”는 서술에는 계량도 곡률도 측지선도 없다. 더 치명적인 것은 같은 양을 두 번 부른다는 점이다. 여기서 ’중력원’은 연령 분포이고 ’휘어진 좌표’는 그 분포의 중앙값이다. 분포가 분포의 중앙값을 끌어당긴다는 말은 항진명제다. 모형이 아니라 재진술이며, 설명력이 0이다.
물리 비유의 가치는 그럴듯함이 아니라 반증 가능한 양을 만들어내는가에 있다. ①은 \(v_{\text{상대}}\)와 \(T_{\text{체감정지}}\)라는 숫자를 만들었으므로 분석이고, ③은 어떤 숫자도 만들지 못했으므로 수사다. 같은 이론에서 나온 세 비유의 운명이 갈린 기준은 물리학적 정확성이 아니라 측정 가능성이었다.
11 종합: 기업의 나이는 자본배분의 흔적이다
세 분야가 각각 한 조각을 들고 있었다.
- 노동경제학: 연공 임금은 후불 계약이다. 성장이 멈추면 갚을 수 없다.
- 인구통계학: 코호트가 줄었다. 아래가 얇다.
- 자본이론: 투자는 산업별로 불균등하고, 자본집약 산업에서는 투자가 고용으로 번역되지 않는다.
- 관성계의 물리: 관측 가능한 것은 절대속도가 아니라 상대속도뿐이다. 그래서 느린 교차는 정지로 보인다.
네 조각을 겹치면 각각에는 없던 명제가 나온다. 그리고 §9에서 본 것처럼, 조정의 비용이 내부자에게 가면 통계에 남고 외부자에게 가면 남지 않는다.
조직의 중위 연령은 그 조직이 최근 몇 년간 어디에 돈을 넣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평균 근속이 멈춘 채 평균 연령만 오르면 그것은 체류가 아니라 결손이다. 결손은 채용에서 생기고, 채용은 투자를 따라간다. 따라서 중위 연령은 인구 지표가 아니라 지연된 자본배분 지표다. 한 사람이 중위에 오래 머물렀다는 것은 그 사람의 전형성이 아니라, 그의 아래로 돈이 들어오지 않은 기간의 길이를 측정한 값이다.
이 명제는 실무적으로 검증 가능한 예측을 만든다. 어떤 회사의 30세 미만 비중은 그 회사의 2~3년 전 설비투자 증가율을 따라간다. 반도체가 2021년 대비 채용을 반 토막 낸 것은 2023년 메모리 불황의 지연 반영이고, AI 메모리 투자의 고용 효과는 2025~2026년 자료에서 나타나야 한다. 이 글은 그 검증 직전에 쓰였다.
1. 중위 연령은 자본이 아니라 단순 인구 때문일 수 있다. 1976년생은 약 80만 명, 2000년대생은 60만 명대다. 아래가 얇은 것이 투자 부족이 아니라 출생아 수 때문이라면 이 글의 인과는 뒤집힌다. 반론: 그렇다면 업종 간 격차(광업 53.6세 ↔︎ 정보서비스 37.4세, 16.2세)가 설명되지 않는다. 모든 업종이 같은 인구 풀에서 뽑기 때문이다. 다만 업종별 선호도 차이가 인구 효과를 매개할 수 있고, 이 글은 그것을 분리하지 못했다.
2. 근속이 안 늘어난 것은 이직 증가 때문일 수 있다. 평균 근속 정체를 “유입 결손”으로 읽었지만, 경력직 이동이 활발해져 같은 사람이 여러 회사를 거치는 경우에도 근속은 정체한다. 이 경우 조직은 비어서 늙은 것이 아니라 회전하면서 늙은 것이다. 두 해석을 가르려면 개인 단위 패널 자료가 필요하고, 이 글에는 없다.
3. 제조업으로 반도체를 대리한 것은 약점이다. 중분류 연령 분포가 공표되지 않아 1976년생 코호트 분석을 제조업 전체로 수행했다. 전자부품 제조업 평균은 39.0세로 제조업(43.5세)보다 4.5세 젊으므로, 반도체·디스플레이에서는 교차 시점이 더 늦고 현재 격차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방향은 같지만 크기는 다를 수 있다.
4. “채용”은 신입이 아니다. 고용노동부 채용인원에는 경력직이 포함된다. 반도체 −44%는 “신입이 반토막”이 아니라 “채용 전체가 반토막”이다. 신입만 분리한 공식 통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5. 주가-채용 비교는 시점이 어긋나 있다. 주가는 2025년 10월까지, 채용은 2024년까지다. 2025년 채용 자료가 나오면 반도체 −44%는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글의 가장 약한 숫자다.
6. 물리 비유는 설명이 아니라 기술 장치다. 상대속도 지표는 물리학에서 차용한 것이 아니라 재발견한 것에 가깝다. \(1.00 - dM/dt\)는 상대성 이론 없이 뺄셈만으로 얻어진다. 물리가 기여한 것은 수식이 아니라 “관측량은 차이뿐”이라는 질문의 방향이었다. 이 글이 물리 용어를 지웠을 때 어떤 숫자도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비유가 장식이었다는 뜻이다. 독자는 §8을 읽고 그 판단을 직접 내려야 한다. 저자의 판단은 — ①은 남고 ②③은 지워도 된다.
7. 체감 정지 기간은 선형 외삽이다. \(T = 5/v_{\text{상대}}\)는 중위연령이 일정 속도로 오른다고 가정한다. 실제로는 제조업 중위가 2021년 이후 43.4세 부근에서 정체했다. 정체가 계속되면 상대속도가 1.00에 가까워져 체감 정지는 5년으로 수렴한다. 즉 이 지표는 과거 16년의 평균 기울기이지 미래 예측이 아니다.
8. “보이지 않는 해고”는 측정되지 않았으므로 증명되지도 않았다. §9의 논증은 “총량이 늘었는데 20대만 줄었다”는 간접 증거다. 기업이 실제로 “채용을 멈추기로” 결정했는지, 아니면 지원자 풀·산업구조 변화의 결과인지 이 자료로는 구분할 수 없다. 의도를 보려면 기업 단위 채용계획 자료가 필요하고 공개 통계에는 없다. 이 글이 “측정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로 그 공백이 이 주장 자체에도 적용된다.
9. 대기업 비교는 300인 기준의 산물이다. 300인 이상을 ’대기업’으로 본 것은 조사 구분을 따른 것이지 경제적 정의가 아니다. 기준을 1,000인으로 올리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그 구분은 공표되지 않는다. 또 2021년을 기준연도로 잡은 것은 자료 제약(10차 분류 시작)이지 경기 중립적 선택이 아니다. 2021년은 반도체 호황기여서 분모가 높다.
10. 모집단이 서로 다르다. 평균연령은 상용 5인 이상, 일자리동향은 전체 임금근로, 채용은 사업체 1인 이상이다. 서로 더하거나 비율로 나누면 안 된다. 이 글은 각 지표를 독립적으로만 사용했다.
12 참고 문헌
- 통계청·고용노동부, 「고용형태별노동실태조사」(구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1993~2025. KOSIS 표
DT_PAYN003·DT_PAYN103·DT_118N_PAYN32·DT_118N_PAYN42·DT_118N_PAYN43·DT_118N_PAYN20·DT_118N_PAYN30.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2013~2024. KOSIS 표
DT_1DE8036S(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연령 및 평균이직연령). - 통계청, 「임금근로일자리동향행정통계」, 2018~2024. KOSIS 표
DT_1FL_7008(연령 및 산업대분류별 임금근로 일자리). - 고용노동부,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2021~2024. KOSIS 표
DT_118N_DEN051·DT_118N_DEN061(산업별·규모별 채용인원). - 네이버 금융 일별시세, 2021-01-04 ~ 2025-10-10.
- 박정호(명지대), 「채용 소멸 시대, 회사 밖에는 답이 없습니다」, MBC 손에잡히는경제, 2026-10-10. 본문에서 검증 대상으로 인용했다.
- ILO 생성형 AI 노출 지수(2025 개정) 수치는 위 방송의 인용을 재인용한 것이며 원문을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
- 원자료·수집 스크립트:
output/data/sp40/.
모든 수치는 KOSIS OpenAPI로 직접 수집해 재현 가능하다. 특정 기업의 내부 자료는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